촛불 켜는 밤


코올라


넘침은 때로 모자람만 못 하나니

한 낮의 태양이 눈을 아프게 하듯

그대 향한 사랑이 나를 힘겹게 하여

이 밤

촛불을 켠다.


촛불이 팔을 뻗은 끝자락에

하루의 피로를 끌어안고 잠 든

또다른 나

사랑은 모두 보내고

검게 탄 마음만 남았다.


고독의 무게로 내려앉은 침대위에

동그맣게 말린 어깨가 안쓰러워

목이 잠기는데

촛농이 타는 소리 허공에 퍼지고

온 몸을 감싼 외로움이

가만히 나를 토닥인다.


괜찮아

넌 살아있어

넌 아직 살아있는 거야

2005.06. 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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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코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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