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원
코올라
조심스레
돌 하나 올려놓는다.
바람 분다고 고개 돌리지 않고
눈보라 친다고 웅크리지 않게 하소서
지나온 수많은 고비들 사이에서
작은 풀꽃들을 보았나니
앞으로 걸어 갈 그 먼 길도
풀잎에 맺힌 이슬 보며
허리 펴고 걷도록 하소서
떨리는 손으로
돌 하나 올려놓는다.
하늘아래 외롭지 않은 영혼 없으니
외롭다고 울지 않게 하소서
지금의 쓰라린 고통으로 언젠가는
빛나는 진주를 만들리니
가슴으로 흐르는 눈물일랑
소리 없이 목으로 삼키고
하늘 보며 걷도록 하소서
마지막
돌
간절히 바라는 하나
내가 나 이게 하소서.
2005.01.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