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기차

자작시 - 봄 2005. 3. 21. 21:43

      밤 기차


      코올라


      너에 대한 그리움으로

      종일 숨을 토해내다가

      석양을 받으며 길을 떠난다.


      뒤를 돌아보지 말자

      너와 나는 마주보는 두 얼굴

      인생의 종착역에서도

      우리는 합칠 수 없는 걸


      숨 가쁘게 달려 갈 내 인생 어디에도

      네가 없음을 나는 이미 알지


      간이역에 핀 붉은 동백 한 송이

      네가 없어 내 품에서 시들고

      꼬리 끝에 매달린 석양조차

      친구가 되는 여정(旅程).


      저 만치 입 벌린 어두움

      어둠만큼 외로운 게 있으랴

      목 쉰 고함소리도 바람에 쓸려가고

      발 뻗어 쉴 곳 없어 허허로운 이 밤

      한사코 따라오는 애처로운 바퀴소리.


      바람 부는 건널목

      깃발 든 늙은 역원의 신호에

      아픈 한숨을 삼키고

      끝없이 뻗어 난 길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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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코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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