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 기차
코올라
너에 대한 그리움으로
종일 숨을 토해내다가
석양을 받으며 길을 떠난다.
뒤를 돌아보지 말자
너와 나는 마주보는 두 얼굴
인생의 종착역에서도
우리는 합칠 수 없는 걸
숨 가쁘게 달려 갈 내 인생 어디에도
네가 없음을 나는 이미 알지
간이역에 핀 붉은 동백 한 송이
네가 없어 내 품에서 시들고
꼬리 끝에 매달린 석양조차
친구가 되는 여정(旅程).
저 만치 입 벌린 어두움
어둠만큼 외로운 게 있으랴
목 쉰 고함소리도 바람에 쓸려가고
발 뻗어 쉴 곳 없어 허허로운 이 밤
한사코 따라오는 애처로운 바퀴소리.
바람 부는 건널목
깃발 든 늙은 역원의 신호에
아픈 한숨을 삼키고
끝없이 뻗어 난 길을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