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하루

자작시 - 겨울 2005. 3. 14.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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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하루


코올라

오늘도

하루가 저문다.


자꾸만 헤집는 너의 기억을 피해

가슴을 꼭 여미고 집으로 오는 길


물기 머금은 회색빛 구름 속으로

몸을 담그는 태양.

일렁이는 물결사이

그림자처럼 스쳐가는 너의 이름


어쩌면 너의 이름은

태양에 새긴 문신인지도 모르지


일찍 뛰쳐나온 가로등 하나

태양빛을 가리고

아무도 걷지 않은 길을

혼자 걷는다.


감정을 수도꼭지마냥 잠글 수 있다면

너를 그리워하는 마음일랑

한 방울도 새지 않도록

바짝 막아 놓을 텐데


너는 이미 온 집안으로 넘쳐 나

문을 열면 쏟아지는 얼굴들....


애써 외면하며 고개를 돌리니

벤치 하나

가로수를 거부하고 옆으로 나 앉아

겨울바람에 떨고 있다.



2004.12.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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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코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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