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마차
코올라
아파트 방음벽을 등에 지고
주황색 염색머리 흐트러진 몸짓
포장마차의 기다림을 보았는가
가까이 다가서면
바닷가가 아니라도
파도소리가 들리고
이별이 아니라도
눈물 맛이 느껴지는 곳
사랑이 죽은 세상
꿈도 죽은 세상
이 밤을 견디기 위해서는
한 잔 술로 가슴을 데워야 하리
누군가의 나직한 흥얼거림에도
오뎅 국물에 목이 메이고
주정을 핑계 삼은 삶의 조각들이
둥둥 흐린 불빛 사이를 떠도는데
적당한 취기로 허공에 손 휘저으면
못 이기는 척 몸을 여는 푸른 바다
어깨 쳐진 중년의 가장이
멀어진 고래를 향해
다시 용감하게 뛰어드는 포구여.
2007.01.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