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마차

자작시 - 겨울 2007. 1. 18. 04:23

포장마차


코올라


아파트 방음벽을 등에 지고

주황색 염색머리 흐트러진 몸짓

포장마차의 기다림을 보았는가


가까이 다가서면

바닷가가 아니라도

파도소리가 들리고

이별이 아니라도

눈물 맛이 느껴지는 곳


사랑이 죽은 세상

꿈도 죽은 세상

이 밤을 견디기 위해서는

한 잔 술로 가슴을 데워야 하리


누군가의 나직한 흥얼거림에도

오뎅 국물에 목이 메이고

주정을 핑계 삼은 삶의 조각들이

둥둥 흐린 불빛 사이를 떠도는데


적당한 취기로 허공에 손 휘저으면

못 이기는 척 몸을 여는 푸른 바다


어깨 쳐진 중년의 가장이

멀어진 고래를 향해

다시 용감하게 뛰어드는 포구여.


2007.01.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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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코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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