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코올라
2.낙타와 사막
사막에도 길이 있음을
눈이 맑아진 낙타는 알고 있었다.
외로움만큼 깊은 우물을
낙타는 아직 보지 못 했다.
마르지 않는 우물에서 외로움을 퍼 올리는 것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었던가.
퍼 올리던 두레박을 놓아 버린 날부터
우물 속에 별이 비치기 시작했다.
신기루와 오아시스를 구분할 줄 알고
목적지를 알고
걸을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
삶에서 더 이상 필요한 것은 없었다.
낙타의 등에 짐을 가득 실은 사람은
한 번도 짐을 풀지 않고 여행을 마칠 것이다.
발자국마다 새로운 것이 있음을 알지 못하므로
짐을 내려놓지 못하는 사람의
고통에 찬 신음소리를 들으며 낙타는 생각했다.
바람의 발자국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막의 어두움이 좋았다.
즐길 수 있으면 이미 외로움이 아닌 것을
밤새 낙타는 한 낮의 열정을 다스릴 수 있었다.
길 잃은 누군가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낙타는 하늘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