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끝자락에서


코올라


저쪽 어디쯤

동면의 깊은 잠에서 깨어나는

물 흐르는 소리 들린다.


얼었던 가슴에서

버들강아지 하나 새 순을 피우는데

겨우내 시린 손을 부비며

그리워했던 따스함은

어디쯤 와 있는가


험난한 산을 오르다

잠시 멈추어 땀을 닦듯이

행복이란 순간의 기쁨인 것을

잠깐의 동행이 아쉬워

구걸하는 어리석음은 범하지 않으리


혼자가 낯설지 않은 지금

외로움은

오래 된 치통처럼 편안하다.


영혼 깊이 묻혀있던 어둠이

소리 없이 기어 나와 앞장서는 시간

어두워지는 들판에서

이제는 익숙해진 이별과

웃으며악수를 나누리라


눈이 녹으면 푸른 싹이 돋아나리니

찬 바람 속 이별에도

나는 행복하다.

2006.02.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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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코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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