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꽃
코올라
나는
밤에 피는 꽃
붉게 칠한 입술
소리 없는 웃음
멀리서도 알 수 있는
진한 분 내음
어릴 적 아주 어릴 적
꽃 따서 귀에 달고
씨 따서 얼굴 바르던
푸른 시절 있었건만.
나는 분꽃
밤에 피는 꽃
밤마다 꽃이 피 듯
밤마다 꿈도 피어나
나를 아프게 하지.
삶은 끊임없는 후회
밤마다 땅을 파고 꿈을 묻네.
다음 생은 부디
꽃으로 피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아침.
2006.09.hs
여름 날 해질 무렵 꽃을 피우는 분꽃은
영국에서도 4 o'clock Flower라고 부르고 있다네요
예전에 우리 어머니들도 분꽃이 피면
저녁할 때가 됐구나... 하셨거든요.
밤에 피었다가 아침에 지는꽃이라
모양보다는 향기가 진한 꽃.
어렸을 때 집 앞마당 화단에 어김없이 피던 분꽃...
요즘은 참 보기가 힘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