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꽃방망이
코올라
내 어릴 적 동네 친구 정란이
하루에 한 번은 맨발로 골목길을 뛰고
뒤 따르던 정란이 엄마 숨찬 고함소리
너 이 가스나 이리 안 올껴?
손에 든 방망이 의지해 한참을 숨 고르시고
한숨 푹푹 쉬신 뒤 빨래 두드리는 소리 들릴 때
골목 끝에 서성이던 정란이 돌아와 보면
대문 앞에 놓인 신발에는 햇살이 놀고 있었다.
이제는 다 큰 자식이 둘이나 있는 정란이
엊그제 즈이 엄마 기일에 고향 다녀왔다고
물기 가득한 목소리로 전화를 했다.
엄마의 방망이로 한 번 더 맞을 수 있다면
사랑의 그 방망이로 한 번만 더 맞을 수 있다면
종아리에서 피가 나도 웃을 수 있겠다고.
2007. 06.hs
40-100cm 길이의 줄기에 초롱꽃과의 자주색 꽃이
죽 달린 모습이 꼭 방망이에 꽃이 핀 모습 같다고
얻은 이름입니다.
사투리로 자주꽃방맹이라고도 부르더군요.
관상용으로 많이 심었으며 어린 순은 나물로 먹기도 하였고,
뿌리에서는 향기가 나 방향성으로 이용되기도 하였답니다.